쏟아지는 트로트 스타 중 1940년대 가수 ‘현인’이 환생한 듯 전통 가요를 천연덕스럽고 구수하게 부르는 23살의 가수 조명섭은 근래에는 볼 수 없는 유형으로 유독 유난히 눈에 띄는 가수입니다. 누군가가 가르쳐준 적도 없다고 하는데,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조근조근한 말투와 과장되지 않은 언행을 사용하며 정갈하게 빗어 올백한 머리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정말 그의 나이가 23살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처럼 가수로서 조명섭은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담대함에 걸쭉하기까지 짝이 없는 노련한 무대 매너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트로트계 루키로 손꼽혀 누구보다 화려하고 행복하게만 보였으나 하지만 정작 인간 조명섭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한때 신병을 앓는 듯 꼼짝 없이 누워 자신의 인생을 비관해 우울증에 시달리며 모든걸 포기해야 했고 심지어 스타가 된 이후에도 출연료가 말처럼 들어오지 않자 불가피한 조치를 취하며 착한사람 코스프레를 해야 했었습니다.
그는 가난한 유년기와 태어날 때부터 알 수 없는 장애로 신병을 앓는 것처럼 7살부터 9살까지 무려 2년간 꼼짝 없이 누워만 있어야 했고 이후 네 차례나 대수술을 받으며 천만다행으로 건강하게 회복했으나, 하지만 치료비로 인해 가뜩이나 어렵던 가정 형편이 더욱 나빠지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 아버지마저 일찍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가 대신 생계를 책임지자 오랜기간을 할머니 손에서 자라야 했습니다. 그러다 그는 2013년 KBS 토크쇼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에 40년대 문화에 젖어 양복 입기를 좋아하고 흑백 영화를 즐겨보는 애늙은이 중학생으로 등장해 당시 대중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고 또한 같은 SBS 스타킹에서도 같은 컨셉으로 나와 이름을 알리며 트로트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도 그때뿐 더 이상의 성공은 찾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십개의 알바와 계속되는 실패에 인생을 자책하며 군입대를 결정하게 되었고 그런데 마지막으로, 할머니께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KBS 특별 기획 트로트 좋아에 출연하면서 마침내 그에게도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게 됩니다.
당시 그는 6주간 진행되는 경선에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 무대마다 떨지 않는 담대함과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발성으로 단숨의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고 그렇게 예선에서 부른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이별해 부산 정거장을 끝으로 마침내 최종 우승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이때 상금 2000만원과 사회자였던 장윤정의 소속사와 계약하며 가수로서는 그야말로 탄탄대로 꽃길이 펼쳐졌고 또한 예정돼있던 군입대를 가수 활동을 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로 연기하며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고 나니 스타가 되었지만 출연료는 말처럼 호박이 넝쿨채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 이름을 알렸음에도 여전히 생활은 어려웠고 하지만 그의 마음에는 더 이상의 서러움이나 우울감은 전혀 없어 오히려 생각이며 말투며 또래 청년과는 뭐가 달라도 달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독특한 억양과 말투를 두고 ’착한사람 코스프레 아니냐‘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명섭 그가 고백하길 12살 때 우연히 현인 선생님의 ‘신라의 달밤’을 듣고는 큰 위안을 받아 노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가사와 멜로디가 너무 아름다워 이후 내 인생의 노래가 되었고 또한 그의 신사다움을 담고 싶어 나만의 창법을 만들어 수없이 연습했답니다. 하지만 가수가 되기 전 ‘내 인생은 빵점도 안된다’고 생각했으며 태어날 때부터 누워 지내야 했고 할머니가 자신을 키웠으며 가난해서 좋아하는 노래를 그만두었다가 할머니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마지막으로, 경연에 나왔던 거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이어 “이처럼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할 수 있으니까. 도전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부족한 사람이 참 많은데 그중에 한 명이 바로 저이며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며 하나가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남을 헐뜯고 욕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라고 저는 그런 세상에서 힘을 받고 노래로 보답하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이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다 어른이고 부모인 것이 아니라 언제나 소녀이고 소년이고 청년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어요. 외적으로 나이가 들고 그런 게 아니라, 마음이 이쁘고 젊고 아름다워야 사람이 젊은 사람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역시 조명섭다운 이야기였는데요. 너무 바르고 착한 성격때문에 착한사람 코스프레 오해까지 받은 조명섭 그의 앞으로의 트로트 인생을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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