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무심하지…” 끝내 세상을 외면한 김희애의 절친 조용원 살려달라고 빌은 안타까운 이유, 강수연의 영원한 라이벌

배우 강수연님이 떠나간 후 우리는 많은 이야기들을 접했습니다. 그녀의 빈소에서 슬퍼했던 동료들의 소식과 고인이 평소 걸어오던 따스하고 명예로운 발자취들이 공개되었는데요. 그리 오랫동안 세상에 잊혀졌던 한 인물마저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20대 강수연의 가장 큰 라이벌이라고 불렸던 조용원인데요.

당시에는 조금은 냉정하게 말해 강수연보다 더 한수 위라는 그런 평가마저 받았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그녀가 이제는 생사여부마저 모를 만큼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됐습니다. 우리는 매년마다 슬프고 불행한 연예인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세상사 정말 덧없고 알 수 없는 요지경이라 사실을 깨닫고는 합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비운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2008년에 안타까운 선택을 하며 우리 곁을 떠난 최진실입니다. 그리고 최진실이 동명여중을 다니고 있던 무렵 강수연과 조용원은 같은 해에 동명여고를 다니고 있던 선배들이었습니다.

두 선배들은 일찌감치 고등학교 때부터 영화 드라마에서 맹활약하며 배우를 꿈꾸던 최진실의 롤모델이 되었는데 마치 신의 장난처럼 같은 울타리에서 동시에 학교를 다니던 이 세 명은 모두 안타까운 운명과 실패한 결혼사라는 비극을 겪게 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조용원은 가장 빨리 시들어버린 꽃과 같았는데 당시의 인기와 기대로 따지자면 제일 화려한 인생이 될 것 같았습니다. 조용원은 1966년생으로서 강수연과는 동갑인데요. 그녀는 아버지가 중학교 1학년 때 사망하며 힘든 가정사를 겪고 있던 무렵 우연히도 중3때 탤런트 시험을 보러 가던 선배들을 따라갔는데 방송국 직원의 권유로 시험을 보며 KBS 8기의 탤런트로 선발되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갔다가 덜컥 붙어버렸다는 매우 흔하게 접하는 성공한 연예인들의 스토리였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2년 KBS ‘소리의 빛‘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배우 데뷔를 시작했는데 그녀의 출발은 정말 화려했습니다. 하얗고 청순한데 섹시한 분위기까지 풍겼던 그녀의 외모는 백여우라는 별명까지 붙여지며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강수연보다는 데뷔가 늦었지만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였는데요. 강수연이 1985년 ’고래사냥‘통해 성인 배우로서 첫 활동을 시작할 무렵 조용원은 이미 1년 앞선 1984년에 대종상 신인상과 더불어 베를린 영화제 경쟁작까지 출품된 ‘땡볕’의 주인공으로서 할리우드 영화의 출연 제의까지 받았던 최고의 인기 스타였습니다.

임권택 감독이 ‘조용원의 인기는 강수연을 사실상 추월했다’고 말할 정도였는데요. 조용원과 강수연 이렇게 두 명은 동창이자 동시대의 하이틴스타로서 서로가 서로의 잡지모델 자리를 빼앗으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나갔지만 결과는 아시다시피 강수연에게 월드스타의 칭호가 돌아갔고 현재까지도 조용원은 대중의 관심에서 완전히 잊혀진 인물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에겐 강수연보다 더 일찍 찾아온 불행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조용원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85년 11월 1일 20세의 나이에 어머니가 운전하던 승용차를 타고 학교에 등교하던 중 그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5m의 낭떠러지를 추락하며 배우로서의 생명인 얼굴에 52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고 맙니다.

당시에 그녀는 연기도 잘했고 배우로서 인기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공부 욕심도 많아 항상 과탑을 유지했을 정도였기에 지금으로 따지면 서울대 출신 김태희와 비슷한 이미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중앙대 동기로는 김희애와 전인화 등이 있었는데, 당시 이 교통사고의 소식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오열했다고 전해집니다.

교통사고 이후 1년여 만에 그녀는 다시 영화계로 복귀했지만, 얼굴 부위에 흉터가 연기에 자신감을 크게 떨어뜨렸기에 특유의 풍부했던 표정이 사라지면서 그녀는 슬럼프를 겪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심경의 변화를 겪은 내면을 더 채우고 싶다며 갑작스럽게 나홀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버리고야 말았는데요.

조용원은 이 시간을 일컬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동갑내기 라이벌인 강수연의 맹활약 소식을 들을 때는 너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불안감도 느꼈다지만 한국에선 그녀의 상처난 얼굴이 연일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섰기에 그녀는 일본에서의 시간이 잠시마나 해방감을 안겨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그녀는 충격적인 점괘를 듣게 되는데 배우의 인생을 망가뜨린 한 번의 교통사고도 모자라 그녀가 앞으로 세 번의 교통사고를 더 당하게 된다는 예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어이없는 예언은 실제로 결국 맞아떨어지며 또다시 그녀의 얼굴을 심하게 망가뜨리고야 말았습니다.

이렇듯 연속적인 불의의 사고로 뭔가 불안을 직감한 그녀는 끝내 연예계를 최종 은퇴하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잠적 생활을 이어왔는데 결국 동창이자 후배인 강수연과 최진실은 먼저 떠나갔고 현재 조용원만 나홀로 미혼인채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으니 같은 학교를 다닌 이 세 명의 운명에선 뭔가의 알 수 없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조용원이 일본에서 본 점괘는 실제로 맞아떨어진 불행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녀만큼이라도 미리 신의 경고를 눈치채게 만들었던 행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녀의 부디 남은 인생엔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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