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는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유작이라고 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입니다. 그녀는 한없이 여리고 착한 어머니의 모습부터 냉정하고 비열한 연기까지 소화해냈습니다.
그러나 2012년에는 ‘해를 품은 달’ 촬영 중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거기서 췌장암 판정을 받았는데요. 당시 김영애는 해품달 제작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췌장암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두 달 동안 병원을 오가며 촬영을 간신히 버텨냈습니다.
그녀는 몸이 아파 소리지르는 연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허리에 끈을 칭칭 조여 매고 촬영을 이어나갔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해품달 촬영 종료 후 9시간의 대수술을 받았고 김영애는 죽다 살아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수술 후 몸무게가 40kg으로 줄었으며 끝까지 버텨내다 결국 2017년 4월 9일에 67세의 나이로 별세하셨습니다. 김영애와 관련하여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이영돈 PD인데요.
고인은 2002년 주 참토원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황토팩 싸움으로 17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2007년에 이영돈 PD가 프로듀싱하는 KBS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참토원이 판매한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방송되어 매출이 크게 폭락하였는데요.
결국 사업을 접게 되었으며 이혼까지 당했었습니다. 그러나 2007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로 황토팩에 포함된 자철석이 황토의 성분이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중금속 함유 보도는 허위로 밝혀져 억울함을 벗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영애는 집안의 장녀로 돈 때문에 여러 작품에 겹치기 출연해야 했으며 돈 걱정 없이 연기를 하고 싶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고백한 그녀에게 해당 사건은 심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안겼습니다.
이후 2012년에 췌장암 판정을 받게 된 것인데요.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주연 최곡지역을 맡아 연기하던 중 췌장이 재발한 그녀는 드라마 시작 두 달 만에 병원에 입원해야 했는데요.
입원 기간 동안에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을 위해 병원 외출을 끊고 6개월간 약속한 50부 출연을 이행했습니다. 모든 촬영이 마무리 된 영상에서는 그녀의 창백하고 힘들어하는 상태가 뚜렷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지 두 달여 전에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김영애는 이영돈 PD가 진행한 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 인해 황토팩에 중금속 논란으로 사업이 어려워진 사건에 대해 회고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이 김영애에게 “이영돈 PD가 밉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그녀는 “용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 따지면 나도 살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을 많이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누구를 뭐라고 하거나 미워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으며 “누굴 원망하는 건 결국 나를 괴롭히는 것인데 그 시기를 그냥 나를 위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김영애는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서 후회는 없다”며 “열아홉에 사회에 나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오늘까지 왔는데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말하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이영돈 PD가 김영애에게 전하는 사과의 말도 있었습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5년 전 방송 중에 실수를 해서 일생일대에 큰일을 맞았다고 언급하며 김영애 씨의 황토팩 사건을 언급하였습니다.
이PD는 “보도 이후로 소송이 5년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어 했지만,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돈 PD도 해당 사건 이후로 불면증에 시달리며 많은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배우로서의 모습을 놓지 않으며 넒은 마음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더욱 존경스럽기도 한 사람인데요. 현재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이 배우 김영애를 기억하며 그리워하고 있을텐데요. 그 곳에서도 평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