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장 가져가…" 김혜영 완치 불가 판정 받자 절친 현숙이 보인 충격적인 반응

김혜영 씨의 어린 시절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다고 해요. 김혜영 씨는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아버지는 자기가 군인이면 가족도 준군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6남매는 아침마다 구보를 했고, 한겨울 개울가에서 얼음장을 깨고 세수를 했으며, 잘못하면 엎드려뻗쳐를 해야 했습니다. 정리정돈은 기본이었죠.

아버지는 김혜영 씨가 중학교 1학년 때 군에서 제대해 연금을 받았지만, 6남매를 키우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때 경제적으로 아주 힘들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늘 술을 드셨고, 어머니가 6남매를 살리기 위해 발버둥쳤다고 해요. 중학교 때 학교에서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100원씩 내라고 했을 때,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던 그 100원을 김혜영 씨는 차마 내지 못하고 그냥 엄마에게 드렸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때 그녀의 눈에 세상에서 가장 불쌍해 보이는 사람이 엄마였다고 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한 계기로 CF 모델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연예인을 꿈꿨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연예인 사관학교라 할 수 있는 서울예대를 가게 되는데, 어렸을 때는 연예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학생이었지만 너무 소심해서 존재감조차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어머니는 태몽을 언급하며 “너는 커서 얼굴을 팔아먹고 살 팔자다”라고 늘 얘기해 주셨습니다. 붉은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추며 떠오르는 꿈을 태몽으로 꾸었다고 해요. 김혜영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대학교 1학년이던 1981년 MBC 공채 코미디언 시험에 합격해 방송 리포터 등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모은 돈으로 집을 살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가장 먼저 부모님의 빚을 갚고,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쌀 1가마씩 선물했어요. 김혜영 씨는 훗날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은 고마움이 무엇인지, 가난의 절실함이 어떤 것인지 안다, 그게 자신의 제일 큰 자산이라고요. 김혜영 씨는 방송 초기에 떠오르는 샛별이었고, 외모가 좋아 코미디 프로그램뿐 아니라 베스트셀러 극장 같은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서도 코너를 맡았습니다. 이렇게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한 게 인연이 되어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발탁되었죠. 26살에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지 6년 4개월 만이었습니다. 그렇게 1987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33년을 진행하며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했습니다.

싱글벙글쇼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라디오 전체 청취율 부동의 톱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톱3에서 벗어난 적은 거의 없었어요. 광고가 폭주해 광고를 가려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한창 때는 협찬이 34개나 들어와서 소개 멘트를 한 사람이 못 읽고, 두 사람이 나눠 읽어야 할 정도였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대단했어요. 김혜영 씨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았을까요? 당시 싱글벙글쇼 작가 박경덕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혜영 씨가 들어오면서 이 프로그램이 서민들의 방송, 없는 사람, 힘든 사람들의 친구가 됐어요. 김혜영 씨는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하고, 기뻐해야 할 때 기뻐하며, 청취자와 완벽하게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이게 쉬운 것 같아도 세상 일에 공감하지 못하면 절대 안 되는 건데, 김혜영 씨는 그게 되는 사람이에요.”

김혜영 씨가 없었으면 싱글벙글쇼는 없었다고 봐야 해요. 김혜영 씨는 싱글벙글쇼에 대한 애착이 대단해서 결혼하던 날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한 후 결혼식을 올리러 갔고, 제주도로 신혼여행 가서도 생방송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김혜영 씨와 강석 씨가 방송할 때 보여준 찰떡 호흡에 부부라는 오해를 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죠. 김혜영 씨는 1988년에 결혼했는데, 당시 MBC 카메라맨이었던 남편은 나중에 보도국 기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김혜영 씨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방송했는데, 이때 외에는 방송을 빠진 적이 없다고 해요. 바로 출산하고 나서인데요. 보통 3개월 정도는 출산 휴가를 쓰는데, 김혜영 씨는 아이를 출산하고 보름 만에 퉁퉁 부은 얼굴로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다리가 부러져 수술을 받고도 다음 날 자리를 지켰죠. 그런데 크나큰 위기가 닥칩니다. 김혜영 씨가 신장에 구멍이 나 모든 영양분이 빠져나가는 사구체 신염이라는 병을 앓게 된 것이었어요. 단백질마저 빠져나가 숟가락 들 힘밖에 없어 거의 모든 시간을 침대에 누워 지낼 정도였는데, 그 힘든 5~6년을 살면서도 마이크만은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증세가 악화될 경우 신장 이식이나 혈액 투석을 해야 할 상황이었죠. 이렇게 극도로 힘든 상황에서도 싱글벙글쇼를 진행했는데, 그때 강석 씨가 대신 사연을 읽어주는 등 많이 도와주었다고 해요. 노래가 나가는 동안, 광고가 나가는 동안 김혜영 씨는 푹 쓰러지거나 책상에 엎드려 있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방송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훈련받은 군인 정신으로 버틴 게 아닌가 싶어요.

방송을 듣던 청취자들은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요.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도 싱글벙글쇼를 놓지 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혜영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송을 그만두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밥 먹고 누워 있는 일밖에 없는데, 그건 제게 사형선고나 다름없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라디오국 간부들과 스태프들은 제가 아픈 걸 알고 걱정하긴 했지만, 방송을 그만두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랬다면 아마 더 좌절했을 거예요.” 이렇게 힘들었을 때 의사들은 김혜영 씨에게 절망적인 말만 했습니다. 한 의사는 더 이상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해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질 리는 없다. 현재가 최상이다”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슬하에 두 딸이 있는데, 당시 2살, 8살 어린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참담했다고 합니다.

식구들 다 자는 밤, 혼자 몰래 베란다에 숨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때 생명의 은인, 가수 현숙 씨 덕분에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힘들게 지내던 어느 날, 평소 친자매처럼 지내던 현숙 씨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현숙 씨가 종합검진을 받아보니 너무 건강하다며, 김혜영 씨에게 신장을 하나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 현숙 씨가 “내 신장 줄게”라고 말하는 그 한마디에 김혜영 씨는 눈물이 터졌습니다. 두 사람은 수화기를 들고 함께 펑펑 울었다고 해요. 김혜영 씨는 “언니는 당시 신장 기증에 대한 검사를 미리 다 하고 전화를 한 거였다”며, “나는 언니한테 평생 잘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울먹였습니다.

현숙 씨는 효심으로도 유명하지만, 우정 또한 대단하네요. 정말 순수한 사람인 것 같아요. 그때 신장이식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다행히 몸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자주 투석을 받으면서 신장을 관리하고 있다고 해요. 물론 김혜영 씨가 지금까지 건강한 신장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입니다. 이렇게 김혜영 씨는 2020년까지 방송을 했습니다.